이곳이 얼마나 안전한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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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회 14회 작성일 2024. 07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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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애인 거주시설이 위험한 곳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. 시설에서 장애인을 학대하거나 방임하여 장애인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.
얼마 전 있었던 일입니다. 이용인분들이 라인댄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. 그러던 중 한 분이 너무 신나게 춤을 췄던 탓일까, 갑자기 팔에 통증을 호소했습니다. 언어에 의한 소통이 거의 안 되는 분이셨습니다. 갑작스런 통증에 스스로도 놀랐는지 가뜩이나 큰 눈이 더 커져있었습니다. 담당 선생님은 그분을 일행에서 열외시켰고, 안정을 위해 사무실로 데려왔습니다.
그랬더니 사무실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이 제일 먼저 와서 상태를 체크했고, 그 옆에 있던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와서 통증 부위를 만져가며 조치를 취했고, 원장님은 보호자 면담 때 들었던 어깨 탈구 경력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고, 주변에 있던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아프지 말고 빨리 나으라는 걱정과 위로의 말을 한 마디씩 해주고 가더군요. 그때 제 머리에 떠올랐던 생각은 이거였습니다. 조이빌리지는 정말 안전한 곳이구나…
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, 저도 가끔 몸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. 몸이 아프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. 저는 가족 없이 살아서 그런지 혼자 있다가 아프면 문득 무서운 생각이 엄습할 때도 있습니다. 이렇게 혼자 있을 때 아프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싶은 거죠. 제가 원래 엄살도 심하고 겁도 많은 사람이거든요.
이곳에는 응급처치할 줄 아는 의료인력도 있고, 더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도 있고, 위급할 때는 119에 전화할 사람도 있고,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을 급히 소집할 수 있는 체계도 있습니다. 낮에 어디선가 이용인이 큰 소리라도 내면 무슨 일인가 걱정하는 맘에 다들 그리로 뛰어 갑니다. 밤새 자는 동안에도 행여 무슨 일 생길까봐 생활실 선생님들은 야간 근무를 서며 이용인들과 선잠을 주무십니다.
사람 몸이 항상 안 아프고 건강하면 정말 좋겠지만, 실제로 그러긴 정말 어렵습니다. 그건 장애인이거나 아니거나 마찬가집니다. 아프지도 다치지도 않으면서 지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, 혹시 아프더라도 그렇게 옆에서 돌봐주고 걱정해줄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안심되는 일인가요!
이곳에서 지내는 모든 분들의 몸이 아프지 않고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. 모든 인간의 육신은 하느님의 귀한 선물이기에, 그 몸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은 하느님께 순명하는 충직한 행위입니다. 우리 발달장애인분들은 스스로 자기 몸을 돌보는 데에 서툴 수밖에 없습니다. 이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고 계신 조이빌리지의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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